[토박이말 맛보기]시위잠 /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위잠

[]활시위 모양으로 몸을 웅크리고 자는 잠

[보기월]차가운 방에서 얼굴이 시려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시위잠을 잔 날도 참 많았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제가 나온 높배곳(고등학교)에 어버이가 되어서 다시 갔다왔다는 짧은 글을 많은 분들이 봐 주셨습니다저도 남들처럼 하루 하루를 살았고 그렇게 나이를 먹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저를 가르쳐 주셨던 스승님들은 거의 물러나시고 젊음으로 저희를 이끌던 분들께서 다 윗분들이 되셨더군요.

 

아침부터 새벽까지 책과 씨름을 하던 동무들도 떠오르고 끼니를 걸러 가며 긴긴 하루를 버티다가 아버지 어머니 계시는 쪽을 보며 눈물을 훔치던 일도 생각났습니다차가운 방에서 얼굴이 시려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시위잠을 잔 날도 참 많았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뭐든 사 먹지 왜 굶어?" "일찍 일어나 밥을 해 먹고 도시락을 싸 오면 되지게을러서 굶었네."라고 말이지요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때는 그럴 돈도 없었고 손수 다 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아이들 자리에 앉아 어버이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꽃다운 나이에 하루동안 잠자는 때 말고는 앉아 있어야 하는 나라에 태어나게 한 게 미안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그리고 우리가 다니던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갈배움 짜임(교육제도)을 보면 답답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디 달라진 게 없는 곳이 한 두 곳이라야 말이지요저마다 가진 것을 내려 놓지는 않고 남 탓만 하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말로는 배움이(학생또는 나라사람(국민)을 생각해서 하는 거라고 하지만 켯속을 보면 다 제 논에 물대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생각하면 슬프고 안타까운 일 투성이지만 그걸 탓하고만 있어도 안 될 것입니다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바탕이 될 토박이말 살리기를 게을리 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시위잠'은 '새우잠'과 비슷한 말이지만 그 느낌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알맞게 떠올려 쓰면 좋을 것입니다. ^^

 

-그는 가게 마룻바닥에서 밤마다 시위잠을 자면서 어려움을 견뎠다.(표준국어대사전)

-저희들은 이만 정성을 드리느라고 낮이면 진둥걸음을 걷사옵고 밤이면 시위잠을 잤소이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1해 온봄달 스무날 두날(2018년 3월 20일 화요일ㅂㄷㅁㅈㄱ.


적은이: 토박이말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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